exhibitions 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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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디에, 있나》 

Where, Were, We’re

《우리는, 어디에, 있나》


1부 2023. 01. 27(금) – 02. 10(금)

2부 2023. 02. 16(목) – 03. 02(목)

스페이스 미라주

서울 중구 을지로 130-1 401호

 

참여작가 : <1부> 김화현, 랑제, 성다슬, 양승욱, 유민, 이온, 이채은, 임아진, 조은후, 현호정


<2부> 권군, 문상훈(with 안마루, 이지구), 박정원, 이미미, 이준희, 장파, 정혜민(Joreng), 최장원, 허호, Jennifer de Negri 


 

기획 및 공간 설치: 스페이스 미라주


공간 디자인: 구지언

글: 김민선


포스터 디자인: 조은후



 

where, were, we’re


Part 1: 2023. 01. 27(Fri.) – 02. 10(Fri.)
Part 2: 2023. 02. 16(Thu.) – 03. 02(Thu.)


Space Mirage

401, 130-1, Eulji-ro, Jung-gu, Seoul


Artists: 
<Part 1> AZIN, Hojung Hyun, HwaHyun Kim, ChaeEun Lee, On Lee, Ranger, Daseul Seong, Seung Wook Yang, Yumin, zozo

<Part 2> Ho Hur, Jang Pa, JangWon Choi, Jennifer de Negri, JeongWon Park, Joonhee Lee, Joreng (Jung Hyemin), Koon Kwon, Mimi Lee, SangHoon Moon(with Ahn Maru, Lee Earth)


Curation & Installation : Space Mirage
Design of Space : Jiun Koo
Text : Minseon Kim
Graphic design : zozo

우리는,

 

     ‘우리’는 어디서 나타날까? 

 

     둘 이상의 무엇이, 서로의 온전한 내면이 배어 나오는 적절한 시간과 어느 위치에 마주 서서 짧은 순간 번뜩하고 맺는 관계. 상대의 가치를 재지 않고 환대할 때, ‘우리’란 단어가 가진 울림이 둥글게 모은 입술 위에 맺히었다가 터진다. 그런데 우리는 ‘우리’가 참 어렵다. 정()이 넘치는 이 나라에서 ‘우리’로 호명되는 순간에 우리는 위협적인 개인이 된다. 특정한 ‘우리’는 회유되고 협박당한다. 서로를 감싸 안은 우리가 도리어 우리를 가두는 경계선으로 그려질 때, 선 밖의 사람들은 선 안의 존재를 힐난한다. 이 짧은 문단에서도 여러 번 반복될 정도로 쉬이 말해지는 ‘우리’라는 관계를 맺기도, 유지하기도 어렵다.

 

     퀴어-페미니스트, 여성, 성 소수자, 비건, 노동자, 그리고 활동가처럼 뭉칠수록 살아남는 존재들이 예술이라는 공통적인 경유지에서 만날 때, 맺을 수 있는 관계는 어떤 모습일까? 시의성 있는 주제에 묶여 전시되는 동안 벽에 걸린 작품처럼 탈착할 수 있는 관계로 공간에 머무는 것에서 끝., 이 아니라 ‘우리’의 가능성을 가진 시선들은 그 이상을 바라보고 느껴왔다. 이번 전시에서 미라주는 예술가-공간-관객의 이해관계를 넘어 ‘우리’가 되는 경험을 그려보고자 한다. 홀로선 너와 나를 살피고 정서적 연대를 향한 예술적 실천을 시도하며 ‘우리’의 작업을 해오고 있는 예술가들과 함께 당신, 그리고 미라주가 ‘우리’가 되는 순간을 감각해본다. 

 

어디에,

 

좌표값에 대한 안내

 

   예술가-작품-공간이 맺고 있는 관계가 어떤 좌표값을 가지는지 밝혀주세요. 예술가의 정체성과 작품이 맺고 있는 관계뿐만 아니라 작품을 설치할 공간의 디자인, 설치 위치와 형태 등 물리적 현존의 방식까지 본인을 반영하는 좌푯값으로 해석해보는 것입니다. 이를테면, 미라주는 이번 전시에서 ‘빈’ 공간이 아닌 여러 사회적, 문화적, 정치적 맥락이 교차하고 있는 공간임을 시각화하는 실험을 병행했습니다. 이를 적극 활용해주셔도 좋습니다. 검은 벽, 푸른 무늬 또 그 밖의 미라주라는 공간의 성격, 을지로라는 지역적 특징, 작품의 벽면 설치, 공중에 매달기 등 다양한 요소를 좌표값으로 해석하여 예술가가 차지한 영역에서 다양하게 교차하는 정체성의 맥락을 풀어주시길 바랍니다. 이에 대한 형식은 자유입니다.

 

있나, 

 

     지금, 여기에 나타난 좌표값은 유동적인 삶과 더불어 계속 이동하는 좌표가 남긴 가장 최근의 흔적이다. 기성 질서에서 어긋나 ‘정상’ 범위 밖으로 밀려난 여러 존재가 주체로서 자신의 좌표를 탐색하는 과정은 험난하다. 이리 찍고, 저리 찍고, 지뢰도 밟아보고, 번복하기도 하고, 이것저것이 뒤섞여 범벅이 된 이름을 지어보기도 하며 끊임없이 실패하고 재탐색 되는 좌표의 움직임은 진한 흔적을 남긴다. 정상 궤도에서 벗어난 좌표의 이동 경로를 연결하여 새로운 지형도를 그려보는 작업은 그 위에 서 있는 ‘우리’를 공고히 하는 과정을 포함한다. 미라주는 《우리는, 어디에, 있나》가 ‘우리’를 감각할 수 있는 상황적인 경험이 되기를 기대한다. 전시에서 개인을 이루는 좌표값은 미적 경험으로 치환된다. 여기에서 발생하는 구체적인 좌표값의 조우가 우리의 지형도를 더 정교히 상상하게 하고, 다정한 울림으로 ‘우리’를 호명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