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ozo.works
투명한 고통 기우기 장치
Transparent Pain Relief Device
투명한 고통 기우기 장치
아크릴에 음각, 금속 고리
가변설치
2024
누구도 외면당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진심으로
그건 정말 정말 고통스러우니까
…
“어떠한 슬픔도 이 기쁨 이기지 못해 …”
노래를 들으며 나에게는 오히려 반대라는 생각을 한다. 삶을 예찬할 만한 기쁨은 뼈같은 슬픔을 절대로 이길 수 없다. 그렇지만 사람이 슬퍼야 하지 않을까? 모두가 기쁠 수 없는 바에야. 자꾸만 고꾸라지고, 자꾸만 죽고, 자꾸만 불어 터지는 사람들이 있는 바에 모두가 슬퍼야 하지 않을까? 모두가 절박할 정도로 슬퍼야 하지 않을까?
《투명한 고통 기우기 장치》는 수년간 트위터, 블로그 등에 “정병발사”한 토막글들을 편집하여 투명한 아크릴에 음각처리한 설치물이다.
100개가 넘는 짧은 글들은 고통이 고양시키는 주체 바깥 세상으로의 경험, 양극성 정동장애, 가정폭력, 사회의 부조리함, 퀴어의 삶 등에 대해서 묘사하고 있다. 나는 한국의 관광명소에 산재한 “행운 비는 장소들”에 무수히 달려있는 글과 이미지로부터 영감을 얻어서, 행복의 반대편에 있는 것 같은 이야기들을 주렁주렁 엮는다. 나는 복과 운을 기원하는 행위를 비틀고, 고통과 불행에 대한 이야기들, 심지어는 간혹 불행을 원하거나 불행의 미덕을 칭송하는 글들로 기원을 대체한다.
그러나 이 글들은 투명한 아크릴에 음각되어 신경써서 보지 않으면 잘 보이지 않는다. 사실상 지극히 개인적인 불행은 없는데도 불구하고, 가까이서 보거나 겪지 않으면 없는 것으로 취급되곤 하니 말이다.
Transparent Pain Relief Device
Engraved on acrylic, metal ring
Dimensions variable
2024
I don’t want anyone to be left out
from the bottom of my heart
Because it’s really, really painful
…
“No sorrow can overcome this joy…”
As I listen to the song, I think the exact opposite. The joy of life can never overcome bone-deep sorrow. But shouldn’t anyone be sad? Since not everyone can be happy, since there are people who keep falling down, who keep dying, who keep being torn apart, shouldn’t everyone be sad? Shouldn’t everyone be desperately sad?
This installation is a collection of texts “fired off” over the years on Twitter and blogs. These texts have been edited and engraved onto transparent acrylic.
Over 100 short texts recount experiences from the margins—where suffering occurs—my personal journey with bipolar disorder, domestic violence, societal absurdities, and queer life. Inspired by the best places to pray for good luck found at tourist sites across Korea, where hundreds of wishes for fortune are hung, I aim to subvert the act of wishing. Stories of pain and misfortune—sometimes even wishes for misfortune or praise for its virtues—replace these hopeful prayers.
Yet, these texts are engraved on transparent acrylic, barely visible unless one looks closely. Personal suffering often goes unnoticed—unless you’re close enough to see it.